경기도미술관 2019년 신소장품, 온라인 공개

9월부터 매주 2작품씩 9주 동안 신소장품 중 18작품을 도민에게 소개
국내 국공립미술관 최초로 구입한 퍼포먼스 작품부터 소개

권애리 | 기사입력 2020/09/06

경기도미술관 2019년 신소장품, 온라인 공개

9월부터 매주 2작품씩 9주 동안 신소장품 중 18작품을 도민에게 소개
국내 국공립미술관 최초로 구입한 퍼포먼스 작품부터 소개

권애리 | 입력 : 2020/09/06 [11:40]

[뉴스인오늘]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관장 안미희)은 2019년에 구입한 28점의 신소장품을 온라인으로 공개한다고 9월 7일 밝혔다.

 

경기도미술관은 신소장품 구입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사의 연대기적 흐름을 보완하였고, 또 동시대 현대미술 작가들의 주요 대표작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미술관의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함으로써 도립미술관의 위상을 제고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경기도미술관은 9월과 10월, 경기도미술관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를 통해 새롭게 소장하게 된 작품들을 도민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신소장품 중 가장 특이할 만한 것은 국내 국공립미술관 최초로 퍼포먼스 분야의 작품을 구입했다는 점이다. 1970년~80년대의 진행되었던 개념미술 중에서도 독보적인 활동을 보여 주었던 성능경, 홍명섭 작가의 작품인데, 그들의 <신문읽기>, <de-veloping ; the wall>는 한국현대미술사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어서 미술계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외에도 최근 국내외 세계적 비엔날레에 참가하거나 주요 미술상을 수상한 작가, 중요 기획전시에 초대된 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구입되었는데, 이들의 작품을 SNS를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안미희 관장은, “경기도미술관은 도립미술관으로서 앞으로도 우수한 소장품의 확보로 미술관의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소장품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도 기획하고, 또한 퍼포먼스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및 수집으로 이 분야의 의미있는 컬렉션을 구축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기도미술관의 설립취지와 정체성을 반영하는 우수한 소장품을 지속적으로 수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성능경, <신문읽기>, 신문읽기 퍼포먼스, 1976

▲ 성능경_신문읽기


성능경 작가는 1976년 서울 안국동의 서울화랑에서 <4인의 이벤트>에 참여했다. 이때 첫 신문읽기 ‘이벤트’를 실연했다. 그가 말하는 ‘신문읽기’는 신문을 읽고, 읽은 부분만을 면도칼로 오려내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를 말한다. 시작은 <신문:1974.6.이후>(1974)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전시 약 2달 전부터 전시기간 종료 시까지 매일 발행되는 동아일보를 배달 받거나(집) 구입하여(전시장) 기사 부분만을 오려내어 바닥에 설치한 반투명 청색 아크릴 통 속에 투하하고, 기사가 제거된 너덜너덜한 신문은 벽면에 부착해 놓은 흰색 패널에 다음 날까지 전시하면서 당일 신문이 새로 발행되면 하루가 지난 벽면의 신문을 떼어내 청색 아크릴 통 옆에 위치한 투명 아크릴 통 속에 분리 안치하며, 새 신문으로 교체하는 같은 행위를 매일 계속 반복 수행하였다.”고 고백한 바 있다.

 

<신문읽기>는 1970년대 당시 ‘이벤트’라 불린 행위예술이다. S.T(Space&Time)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행위예술을 선보였던 그의 작품 중에서 <신문읽기>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특히 <신문읽기>에 주목하는 것은, 행위와 행위의 결과를 구분해서 나눌 수 없는 일체형 퍼포먼스라는 점이다. 신문을 구입해서 낭독하고, 낭독 부분을 오려내고, 다시 낭독과 오려내기를 반복하는 ‘수행성’이 퍼포먼스의 중핵이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신문읽기>는 한국 행위예술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경기도미술관은 2010년 12월 24일부터 2011년 3월 20일까지 <1970-80년대 한국의 역사적 개념미술 : 팔방미인>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는 소장품 기획전이었으나, 한국현대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1970~80년대 개념미술을 주제로 소장품뿐만 아니라 활동 당시의 작품과 자료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기획한 아카이브 전시였다. 작가는 이 전시 개막식에서 1976년의 <신문읽기>를 2010년 버전으로 수행한 바 있다.

 

홍명섭, <de-veloping ; the wall>, 벽에 종이를 찢어 붙이기, 1978

▲ 홍명섭_de_veloping_the wall


홍명섭 작가는 1978년 대전문화원의 첫 개인전에서 이 작품을 발표했다. 발표할 당시 작가는 “잊혀진/무의식적 공간현실과 벽면 현실을 양성화하여 생생한 시각현실로 회복시킬 수 있을 때, 인식 저 너머의 새 현실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1986년에는 “그것은 대체로 보존 될 개체성의 의미가 없는 것들이어서 생활을 궁리하듯 끌어나가고 용변을 보듯 수월히 행하며 집착 없이 끝나며 쓰레기처럼 결과물들은 폐기되곤 한다. 이렇게 생명의 주기와 닮은 ‘일시성(temporality)’의 본성과 함께 형식의 파기 또한 흥미로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1970~80년대 개념적 설치미술을 수행했고, 그 수행성의 작업들은 고스란히 한국현대미술사에서 매우 독창적인 지표가 되었다. 그의 많은 작업들은 결과로서의 ‘품(品)’이 아닌, ‘작(作)’에 집중한 결과였다. ‘짓다’, ‘일으키다’, ‘일어나다’의 ‘작’은 ‘~하기’의 수행성을 보여줄 뿐, 어떤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가 “생명의 주기와 닮은 ‘일시성’의 본성과 함께 형식의 파기 또한 흥미로운 것”이라고 고백하거나, “마음에 갇혔던 신체, 정신에 갇혔던 물상, 의식에 갇혔던 물성에서 해방되는 자재의 수평을 향해 흐르는 감성”이라고 말할 때, 그가 지향하는 미학적 목표가 무엇인지 뚜렷하게 드러난다.

 

설치작품 <de-veloping ; the wall>은 그의 미학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최초의 증좌이고, 그래서 홍명섭이라는 작가의 위치를 한국현대미술사에서 가늠할 때 선명하게 살펴야 할 의미있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작품은 작품의 성격이 “전시 후 작업 잔여물은 파기 되어야 한다.”는 개념적 설치 원칙 때문에 그동안 어느 곳에서도 소장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작가는 여러 기획전에서 그 스스로 설정한 설치 매뉴얼에 따라 이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해왔고, 그것은 ‘개념적 설치미술’의 한 전형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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