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대교·초지대교 발열검사, 왜 필요한 것일까?”

강화군 의사회 의무이사 임건 기고(큰나무의원)"아직 소를 잃지 않았다. 더욱 튼튼한 외양간으로 만들어야 할 것!"

권애리 | 기사입력 2020/03/17

“강화대교·초지대교 발열검사, 왜 필요한 것일까?”

강화군 의사회 의무이사 임건 기고(큰나무의원)"아직 소를 잃지 않았다. 더욱 튼튼한 외양간으로 만들어야 할 것!"

권애리 | 입력 : 2020/03/17 [11:50]

[뉴스인오늘] 지난 3월 14일, 강화군은 강화대교와 초지대교에서 강화군 진입차량 탑승자 전원에 대한 발열검사를 시작하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특단의 조치이다. 차량이 정체되고 외부인 유입 감소에 따른 경제적 타격도 예상되지만 왜 이런 조치가 필요한 것일까?

 

▲ 강화군 의사회 의무이사 임건


강화군은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하지만 60세 이상이 43%인 초고령사회로 지역 내 감염이 생긴다면 큰 희생이 있을 수 있다. 이번 강화군의 강화대교, 초지대교 진입차량에 대한 발열검사 조치는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청정강화를 위한 선제적이고 과감한 조치라 생각된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다. 조선시대 500여 년 역사에서 전염병이 돌았던 해는 무려 320여 년이고 조선왕조실록에는 전염병이 무려 1455건이나 기록되었다. 순조 실록 1821년의 기록을 보면 10만 명 이상이 콜레라로, 정조 재위 23년인 1799년에는 장티푸스로 14만 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 당시에는 병의 원인도 알 수 없어 부적을 붙이거나, 마을 전체를 태우고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갈 수밖에 없었다.

 

2009년 6월, 세계보건기구(WHO)는 ‘H1N1 인플루엔자’(신종플루)의 전염병 경보를 현재 코로나19와 같은 최고 수준인 6단계 판데믹(pandemic:세계적유행)으로 선언했다. 그해 초 멕시코에서 최초 발병한 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로 퍼져 나갔다. 한국에서는 2009년 5월 초까지 신종플루 확진자 3명이 나왔으나 모두 증상이 가벼워 완쾌 뒤 퇴원하면서 유행에 대한 우려가 극히 낮았다. 여기에 백신이 개발되어 확진자를 치료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결국 7월에는 감염자가 2000명을 넘었고, 8월에는 첫 사망자가 나왔지만,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없이 제한적인 격리조치 등으로 대처하면서 감염 확산 방지에 실패했다. 10월에 초등학생 사망자가 나오고 휴교하는 학교가 늘어난 끝에 11월에야 감염병 위기대응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했다. 이후 WHO는 2010년 8월 10일 신종플루 대유행 종료를 선언했다. 한국에서는 2009년 1년 동안 75만명이 감염되고 26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5월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한한국을 긴장시켰다. 메르스는 2012년 9월 24일, 이집트의 바이러스학자 알리 모하메드 자키 박사가 사우디아라비아 지다에서 처음 발견한 코로나19와 유사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다. 우리나라에 유입되기까지 3년이 걸렸다. 그만큼 전염속도가 빠르지는 않았다. 2달 동안 메르스로 인해 발생한 경제 피해액은 정부 추산 10조원 대에 달했고,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메르스 발병 2위 국가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첫 환자가 나오고 같은 해 12월 23일 ‘상황 종료’가 선언될 때까지 186명이 감염되고 그중 38명이 사망했다.

 

2000년대에만 인류는 2002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까지 네 번째 바이러스와 전쟁을 하고 있다. 지난 세 번의 경우와 코로나19는 어떤 차이가 있기에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고통을 받는 것일까?

 

첫째, 빠른 전염력이다. 홍역이나 인플루엔자처럼 증상 시작 전 전염력이 있는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 감염병은 일반적으로 잠복기에는 전파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는 증상이 없을 때에도 전파력이 있는, 즉 ‘무증상감염’이 특징이며, 감염 속도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증상의 예측이 불가능하며, 고령자에 사망률이 높다. 대부분 젊고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에서는 가벼운 감기 정도의 증상으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고령자, 특히 당뇨,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급성폐렴으로 인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셋째, 아직 치료제와 예방백신이 없다. 위에 언급했듯이 신종플루는 감염자 수, 사망자 수 모두 코로나19보다 많지만, 당시 5분 정도면 진단이 가능한 간이검사와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 등의 치료약제와 예방백신도 있었다. 코로나19는 대증 치료를 포함하여 에이즈치료제, 항말라리아약제, 에볼라치료제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플루엔자처럼 항바이러스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정리해보면, 코로나19는 전염력이 빠르고, 고령자에 대한 사망률이 높고, 아직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 바이러스 감염병은 신속한 검사법과 치료제와 예방백신이 개발되기까지는 확산을 막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금의 상황이 어쩌면 조선시대와 닮아 있는 것 같다.

 

아직 소를 잃지 않았다. 더욱 튼튼한 외양간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지금 이 시간에도 고생하시는 군청, 군경, 보건소 관계자 및 자원봉사자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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